통화결정의 운동원리
정리하자면, 통화결정이론은 소득결정이론의 한 부분으로서 하는 소득결정이론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통화결정이론은 별도의 이론으로 독립시켜서 이해하기보다는 소득결정이론의 한 부분으로 간주하여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소득수준을 결정하는 운동원리의 구성분자인 체제, 경제정량, 경제유량 등의 상호작용 속에서 경제저량과 경제유량의 한 부분으로서 통화수준이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금융산업 수준과 통화 및 적정통화 증가율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만들었고, 국민소득 2만 달러가 현재의 금융산업 수준과 적정통화 및 통화의 적정증가율을 규제한다. 다만 통화의 세계는 소득의 세계와는 독립된 하나의 이론체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경기변동 등 경제에서 일어나는 일을 좀 더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한편 통화의 적정증가율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는 것은 소득의 변동원리, 즉 물가와 소득 그리고 통화의 삼쌍성 운동원리다. 쉽게 말해 물가수준과 소득수준이 적정통화 증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물가 수준이 높으면 통화도 많아야 하고, 소득수준이 높아도 통화는 많아야 한다. 또한 통화가 많아지면 물가수준도 높고 소득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이런 관계에서 통화와 물가 그리고 소득 사이에 악순환이 발생하는 원리도 유도해낼 수 있다. 즉 경제공황이 발생하는 원리나 초인플레이션이 진행하는 원리 그리고 그 폐해까지 알아낼 수 있다.
통화카오스의 운동원리
다른 카오스 운동원리와 마찬가지로 통화카오스 현상도 규칙성은 있는 것 같으나 그 안에서 과학적인 운동원리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다만 경제체의 충격흡수력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부로부터 큰 충격을 받으면 신용창조 혹은 신용수렴 운동원리가 본격적으로 작동을 한다. 그러면 이는 금융시스템 위기로 발전하며, 금융시스템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금융공황이나 초인플레이션으로 발전하게 된다.
특히 예금인출 사태는 신용수렴의 운동원리를 통해 금융공황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며, 재정적자의 보전을 위해 성급하게 화폐를 증발하면 신용창조에 의해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역사적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외환보유고의 급격한 감소는 외환위기(통화위기 또는 환율위기)를 부르고, 외환위기는 금융위기까지 불러온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제교역과 환율
복습하는 의미에서 경제라는 유기체에 대해 다시 살펴보자. 경제는 성장하는 체계다. 성장하지 못하면 고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충분한 소득이 주어지지 않고 이에 따라 생산이 충분히 소화되지 못하는 등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악순환이 벌어진다. 또 경제는 순환하는 체계이기도 하다. 생산은 소비에 의해 제약을 받고 소비는 분배(소득)에 의해 제약을 받으며, 분배는 생산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생산과 소비, 분배가 균형을 이루며 순환한다. 그런데 균형을 이루며 순환하는 체계에서는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경제가 성장하려면 생산과 소비, 분배 중 어느것이든 균형을 이탈해야 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경제성장을 위해 생산을 먼저 늘리면 공급이 수요보다 더 많아져 가격이 떨어지고 기업의 경영수지가 악화된다. 심지어 기업이 도산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또 소비를 먼저 늘리면 공급에 비해 수요가 더 많아져 가격이 먼저 상승하여 물가불안을 초래한다. 물가가 불안해지면 같은 소득으로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으므로 경기가 하강으로 돌아서게 된다. 그리고 분배를 먼저 늘리게 되면 소비를 늘리는 것과 똑같이 물가불안이 나타난다. 물가불안이 심각해지면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경제의 순환고리를 질서 있게 깨뜨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앞서 소득이론을 다루면서 그 해답은 공급 부문에서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즉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상품 들을 개발하거나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고, 이로써 분배가 커지기 때문에 소비도 더 커져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
그 밖에 경제의 순환고리를 질서 있게 깨뜨려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 중 하나는 수출이다. 수출은 경제의 순환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로서 운동에너지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운동에너지가 충분하므로 물가를 크게 자극하지 않고도 국내 수요를 증가 시킬 수 있다. 수출을 통해 국내 수요가 증가하면 생산이 증가하고, 이로 이해 분배가 커지면서 경제가 성장한다. 세계적으로 경제번영을 누리는 후발 개도국들이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국제교역에는 수출뿐 아니라 수입도 공존한다. 어느 나라는 수출만 하고, 어느 나라는 수입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는 수입효과에 의해 상쇄될까? 다시 말해 국제수지(경상수지)가 반드시 흑자를 기록해야 경제성장이 가능한 것일까? 현 경제학을 통해서는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수출의 효과가 수입의 효과에 의해 완전히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설령 국제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수출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갖는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까지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적자였지만 수출이 급증하면서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수출을 포함한 국제교역의 확대는 다음과 같은 2가지 경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이어서)
<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최용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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