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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식 - 통화수요의 운동원리 (1)

by 별헤는 소년 2022. 4. 25.

통화수요의 운동원리

그러자 통화주의자들은 스스로 통화수량설은 통화수요를 설명하는 이론이지, 소득과 물가수준에 관한 이론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자가당착에 빠진 변명에 불과하다. 소득 및 물가의 수준과 관계없는 통화이론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통화는 물가는 물론 소득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현실 적용성이 없는, 즉 정책에 반영할 수 없는 이론은 죽은 이론이자 과학성이 결여된 이론이다.
그렇다면 케인스경제학으 통화이론은 이론적 유효성과 현실성을 갖추었을까? 케인스파의 통화이론에 입각한 통화정책은 아직 시행된 적이 없으므로 그 실효성을 따지기는 어렵다. 다만 통화주의자에 의해 다음과 같은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우선 케인스파 통화수요이론은 통화수요가 거래적 동기, 예비적 동기, 투기적 동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수요의 동기는 서로 독립되어 있다. 이에 따라 통화수요함수는 거래적 동기함수와 투기적 동기함수 그리고 예비적 동기함수라는 3개의 함수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함수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맺지 못하고 있다. 통화의 수요함수가 세 토막으로 단절되어 있기에 통화의 수요량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케인스파통화이론은 통화량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이론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이론적 유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케인스의 휴예들이 재정정책의 효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케인스의 통화이론이 과소평가되었고 통화이론의 발전에도 기여를 하지 못했을 뿐이다. 만약 통화주의자의 교환방정식과 케인스파의 통화함수를 통합한다면 통화수요이론이 획기적으로 발전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통화주의에 입각해 통화수요를 분석할 때 부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 그 대표적인 서례 중 하낟. 그러나 통화수요함수를 기초로 한 통화량 관리정책도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MV=PQ(M 통화, P 가격, Q 산출량, V 유통속도)라는 신고전파 교환방정식이 문제였다.
교환방정식은 오로지 당기에 산출된 것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현실경제에서 거래되는 것은 당기에 산출된 것뿐 아니라 그동안 축적되거나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도 포함한다. 간단히 말해 경제유량 뿐 아니라 경제저량도 교환방정식이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화는 거래와 가치저장을 기본 기능으로 한다. 다라서 교환방정식이 무엇보다 먼저 MV=PF+PS(F는 경제유량, S 경제저량)로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면 통화수요함수는 어떻게 도출할 수 있을까? 또 교환방정식 내에서 경제저량과 경제유량을 분리함으로써 발생하는 함수의 단절이라는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현재의 경제학 수준에서는 통화수요함수를 굳이 도출할 필요가 없다. 애써서 도출해봐야 그 결과가 부정확하고, 이런 부정확한 결과물은 경제현실을 진단하는 데 있어 왜곡을 불러올 뿐이다. 경제학자는 무엇보다 머저 이론의 한계, 즉 인간의 한계를 스스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왜 통화수요함수가 도출한 결과는 부정확할 수밖에 없을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경제저량 때문이다. 거래에 붙여진 경제저량의 대부분은 통화기능을 어느 정도까지는 충실히 발휘하며, 그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가 항상 스스로 변동한다. 부동산가격이나 주식 등의 각종 금융상품은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하고, 통화의 기능까지 변하면서 통화수요함수를 결정적으로 변동시킨다. 따라서 통화수요를 확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통화수요이론 자체가 불필요할까? 아니다. 기본적인 운동원리와 통화의 흐름을 읽는 데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이 정도로도 통화가 소득과 물가 등 주요 경제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다. 미래경제학은 경제가 동태적 균형 상태에 있다는 전제를 출발점으로 하기 때문이다.
통화수요가 증가할 것인지 감소할 것인지, 그 크기가 커질 것인지 작아질 것인지 등을 아는 것만으로도 경제의 흐름을 읽어내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경제예측이나 전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변곡점이 언제 나타날 것인가를 찾아내는 일이며, 이런 정도는 통화함수를 정확하게 계산해내지 않더라도 통화함수의 원리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흐름만 놓치지 않으면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다년간의 수련은 필요하다.
미래경제학이 도출한 새로운 교환방정식과 현 경제학의 수요함수가 별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일 수도 있지만 경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새로운 교환방정식은 경제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면서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 등의 금융자산을 통화의 수요에 새롭게 포함시킨 반면 현 경제학의 통화수요함수는 국부가 통화수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만 받아들인 것에 불과하다. 통화의 수요는 실물 분야의 투자분만 아니라 금융상품의 동향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돈이란 이익이 더 크게 남는 곳을 먼저 찾아가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수익율만 크다면 그곳이 실물 분야의 투자든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의 투자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통화의 수요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그리고 현물시장의 동향과 각각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경제안정을 위해서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물론 현물시장 등의 안정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중 어느 하나가 특별히 지나치게 과열되거나 투기장세로 발전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금융공황은 금융 분야에서 발생했지만 1634년에 시작된 튤립투기는 실물 분야에서 벌어졌음에도 네덜라드 경제를 경제공황으로 몰아간 바 있다.
(다음에 이어서)


<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최용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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