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화제도의 변동을 선도한 미국의 통화정책 변천사
1970년대 중반부터 물가안정을 위해 도입한 것이 통화를 직접 통제하는 정책이었다. 통화, 총통화, 총유동성 등의 통화지표 중 어느 하나 또는 몇개의 지표의 증가율을 목표로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정책이 그것이었다. 제1차 석유파동이 터진 뒤 스태그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리자 통화를 직접 관리하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통화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자 이자율의 변동폭이 지나치케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더니 1970년대 말 미국 시장금리가 20%를 넘어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통화를 목표 내에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었으며, 정책목표도 유명무실해졌다. 급격한 이자율의 변동이 경기안정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결국 통화를 직접 관리하는 정책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으며, 통화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에서 금리를 통해 통하를 관리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물가상승률의 목표를 설정하여 그 목표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경우 금리를 상향조정하고,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경기하강이 발생하는 경우 금리를 하향조정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미국은 이 정책을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으며, 이 정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에 이르기까지 초장기 호화을 구가했다. 그러자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유행처럼 이 제도를 채택했고,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시까지는 통화를 직접 관리하다가 경제가 다시 안정궤도에 들어선 뒤에는 금리를 조정하는 간접적인 통화관리정책을 채택하게 되었다.
지금가지 통화정책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본 것은 현 경제학의 통화이론의 문제점을 따져보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통화량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 왜 실패했는가, 이자율을 관리하는 방식이 왜 더 유호한가 등을 분석해봄으로서 현 통화이론의 문제점을 적출하고자 한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통화를 직접 관리하는 통화정책은 모든 나라에서 실패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패했고, 이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이자율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통화정책을 변경했다. 이는 그만큼 현재의 통화이론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현재이 통화이론이 유효하다면 통화를 직접 관리하는 정책이 실패해서는 안 된다. 과학은 특수한 경우만 제외하고 조건이 같다면 모든 경우에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 통화이론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만큼 새로운 이론 정립이 시급하다. 지금부터는 미래경제학의 통화금융이론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미래경제학의 통화금유이론은 체제이론, 소득이론, 가격이론 등과 마찬가지로 결정이론과 변동이론 그리고 카오스이론을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통화량을 결정하는 운동원리와 통화량을 변동시키는 운동원리 그리고 외부충격이 통화량에 미치는 카오스적 운동원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통화이론은 소득이론 및 가격이론과 밀접한 관게를 맺고 있다. 통화의 결정원리와 변동원리 및 캉스원리는 소득의 결정원리와 변동원리 및 카오스원리에 대응한다. 또한 통화의 대내가치인 이자와 대외가치인 환율의 운동원리에는 가격의 운동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즉 가격의 결정원리와 변동원리 그리고 카오스원리가 이자와 환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가격이론 자체가 화폐의 다른 재화들에 대한 교환비율을 나타내는 물가이론이기도 하다. 지금보터 통화의 변동원리, 통화의 결정원리, 통화의 카오스원드 등을 차례로 살펴보자.
통화변동의 운동원리
통화변동의 운동원리는 통화의 공급과 수요에 관한 이론이다. 통화의 공급과 수요가 어덯게 이뤄지고 공급과 수요는 서로 어던 상호작용을 하며, 그 상호작용이 통화으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규명하는 것이 바로 통화변동의 이론이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통화의 가격에는 다른 일반재화와 달리 3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일반재화와의 거래비율을 나타내는 물가, 통화의 기회비용과 미래가치를 나타내는 대내가치로서의 이자율, 통화의 대외가치로서의 환율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일반재화와의 거래비율을 나타내는 물가는 가격결정원리에서 다뤄질 성질의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가결결정이론을 다루면서 이미 거론한 바 있다. 통화변동이론에서는 나머지 2가지 의미인 통화의 대외가치와 대내가치가 다뤄진다. 그래서 통화변동이론은 공급의 운동원리, 수요의 운동원리, 공급과 수요의 상호적용을 통해 나타나는 대내가치로서의 이자율의 운동원리, 대외가치로서의 환율의 운동원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모든 운동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통화금융 현상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경제현상도 정확히 읽고 진단해낼 수 있다. 다만 환율 역시 통화가치의 일종이지만 국제교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문제는 국제교역과 환율의 운동원리에서 별도로 언급하고자 한다.
통화공급의 운동원리
통화공급의 원천은 중앙은행(한국은행)의 화폐발행이다. 거의 모든 현대국가들은 불환지폐를 사용하므로 화폐발행액을 무제한 늘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폐발행을 지나치게 늘리면 '물가상승→생활비상승→임금상승→물가불안 가중'과 같이 연쇄적인 악순환이 일어난다. 또한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더 많은 통화가 필요해진다. 만약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를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 물가불안 속에서 경기가 하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세게 경제는 이런 현상을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 겪었다.
(다음에 이어서)
<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최용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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